[책동네 산책] 역사의 기록, 언론인 역할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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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의 눈을 통해 책으로 보는 현대사 기록은 의미가 깊다. 흔히 말하듯 이념적인 색채가 덧씌워지지 않고 팩트(사실)가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념논란으로 현대사 조명을 기피하는 학계의 정서를 감안할 때 더욱 소중하다. 중견 언론인의 기록이라면 그 가치는 더할 나위 없다. ‘올챙이 기자 50년 표류기’라며 겸손하게 부제를 단 ‘뛰며 넘어지며’(심상기 지음, 나남)는 그런 저서 중의 하나로 꼽힌다.

3·15 부정선거 당시 비판적인 칼럼으로 신문사 폐간을 부른 필화사건, 5·16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의 포고령으로 500여개 신문사와 통신사의 폐간 조치, 독도 폭파론이 제기된 한·일회담 막후의 에피소드, 현직 기자의 월북사건, 삼성 이병철 회장이 신문사를 만들게 된 동기와 그의 언론관, 1969년 3선개헌 당시의 정치권 취재기, 10월유신의 서막인 공화당 내부의 권력 암투,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방북 기사가 부른 언론탄압, 1980년 언론 통폐합의 전모, 하나하나가 현대사를 획정지은 굵직한 사건들이다. 뒷얘기도 풍부하게 곁들여 재미도 쏠쏠하다.

언론인이 쓰는 기사는 당대 역사의 조각들이다. 언론인의 저서는 조각들을 조합한 역사해석의 틀이다. 언론인의 원조를 사관(史官)으로 삼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문제는 역사의 기록자와 평가자가 지나치게 학자들에게 쏠려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학자는 역사기록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남기면서 오히려 대중과 멀어지게 만든다.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한국사 홀대와 청년층의 역사의식 부재 논란은 대중이 등을 돌리도록 역사를 어렵고 난해하게 만든 학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따라서 언론인이 자신의 체험기를 가급적 많이 남기도록 저작을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언론사 종사자는 5만여명. 시대를 통찰할 저서를 남겨야 비로소 언론인으로 불릴 수 있는 풍토가 그립다.

김명성 KBS 전주총국 보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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