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따로, 체감 따로… '상저하고' 올해도 헛다리 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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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제조업 BSI 급락… 기업·민간 경제심리 양극화

경제가 통계 따로, 체감 따로다. 2013년 2분기 성장률이 9분기 만에 0%대를 벗어나고 하반기에 더 높아질 전망이라는데 이를 체감하는 경제주체들은 많지 않은 듯하다.

이런 통계와 전망이 나온 7월에 정작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급락했다. 경기를 안 좋게 느끼는 기업경영자들이 확 늘었다는 뜻이다. 물가통계와 체감물가의 괴리도 극심하다. 통계는 디플레이션 걱정이 나올 만큼 낮은데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딴판이다. 전셋값은 고공행진 중이고 장마철 농산물 가격은 급등했으며 공공요금이 다시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통계와 체감경기가 따로 노는 것은 근본적으로 양극화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2분기의 1.1% 경제성장은 거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소수의 IT(정보기술) 수출 대기업 실적에 따른 것이다. 대다수 내수·중소기업들은 애당초 체감할 수 없는 통계인 것이다. “주요 몇 과목 성적이 좋아 전체 평균이 올라간 격”이라고 한국은행 관계자는 말했다. 물가의 경우도 가계 빚에 짓눌린 서민에게 안정적 통계는 무의미한 수치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들썩거리는 공공요금만으로도 서민 체감물가는 치솟는 상황이다.

양극화가 완화·해소되지 않는다면 올해와 내년 상저하고의 경기전망이 이어진다 해도 ‘통계 따로, 체감 따로’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한 금융통화위원은 “우리도 그 점(양극화)을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경제성장률을 올해 2.8%, 내년 4.0%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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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따로, 체감 따로’ 경제

29일 한은 발표에 따르면 제조업 BSI는 5월 80, 6월 79에서 7월에 72로 뚝 떨어졌다. 2월 71 이후 최저치이며 작년 7월 11포인트(82→71) 하락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아래이면 향후 경기를 안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여기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양극화 흐름이 감지된다. 7월 하락세는 공통적이지만 대기업과 수출기업은 75, 78인데 비해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은 69로 더욱 싸늘하다. 중소·내수기업에 불황의 그늘이 더욱 짙게 드리운 것이다.

물가도 양극화에 따라 괴리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개월 연속 1%대에 머물고 있다. 한은은 급기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2.3%에서 1.7%로 대폭 낮췄다. 그러나 서민 체감물가는 이와 동떨어져 움직이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하반기 들어 들썩거리고 있다.

이달 초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지역난방 요금을 평균 4.9% 올렸고 지역별로 택시요금도 상승 흐름이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년 전에 비해 10% 이상 올랐고, 서울지역 3.3㎡당 전셋값은 평균 900만원을 넘어섰다. 장마철 집중호우로 농산물가격은 급등했다. 불황의 복판에서 부채에 짓눌린 서민가계에는 체감물가가 적잖은 부담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지만 서민이 체감하는 것과는 적잖은 괴리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극화 완화가 답”

기업도, 가계도 양극화 해소가 답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문제는 어떻게 양극화를 해소하느냐인데, 딱히 정답이 없다. 경제전문가마다 해법이 제각각이다. 논란을 거듭하던 경제민주화는 그중 하나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경제민주화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막는 것이 핵심인데 최근 후퇴하는 흐름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대다수가 안 좋은 상황에서 실력이 뛰어난 극소수의 발목을 잡을 것이냐, 그들의 발목을 잡더라도 전체가 같이 뛰도록 할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라면서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잘하는 쪽(기업)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 과실이 경제 전반에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여전히 관건”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장의 ‘파이’가 기업과 가계로 흘러들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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