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60주년] 팽팽한 남북 대치의 현장…판문점 JSA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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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 남북관계의 축소판,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의 첨예함이 느껴져

세계적 유행과 트렌드가 쉴 새 없이 바뀌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통일로를 따라 북쪽으로 불과 50km를 따라 올라가면 남과 북의 군인들이 실탄으로 무장하고 있는 공동경비구역에 다다를 수 있다. 우리가 60년간 이어져 있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세계최장기 '휴전국'이라는 사실을 절감케 하는 대목이다.

기자는 국방부의 협조로 정전 60주년을 열흘 앞둔 지난 17일 끝나지 않은 전쟁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판문점을 찾았다.
판문점의 공식명칭은 공동경비구역(Joint Security Area, JSA)이다. 이곳에서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한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가 설치됐다.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휴전선으로부터 남북이 각각 2km씩 후퇴해 폭 4km, 길이 248km의 완충지대를 만든 것이다.

DMZ에 위치한 판문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캠프 보니파스(Camp Bonifas)'와 '인계철선(trip wire, 引繼鐵線)'으로 불리는 곳을 통과해야한다. 캠프 보니파스는 1976년 8월 18일 초소 관측을 위해 미루나무 가지를 치러 온 미군 두 명을 북한군이 살해한 '도끼 만행'사건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본래 휴전이후 JSA에서만은 남북 경비병들이 자유롭게 오갔지만, 도끼만행사건 이후로 군사분계선이 정해지면서 왕래가 중단됐다. 이때 희생된 미군 대위 아서 G. 보니파스와 중위 마크 T. 바렛을 기리기 위해 '캠프 리버티벨'에서 '캠프 보니파스'로 개칭했다.

또 판문점은 정확히 서울에서 62km, 개성에서 12km 거리에 있고 부산에서 서울ㆍ개성을 지나 평양과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1번 국도 상에 있어서 남북을 있는 교통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중요성 때문에 판문점 가는 길목에 240GP와 올래드GP를 볼 수 있는데 이곳을 '인계철선' 이라고 부른다. 적의 주요 침공로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적의 침공때 양쪽 초소를 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이유로 두 초소가 파괴되면 미 2사단 등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인계철선'이라는 표현이 사용돼 왔다.
이윽고 판문점 자유의 집을 통과해 밖으로 나서자 파란색 가건물 3개동과 함께 그 뒤로 북측 건물인 3층짜리 판문각이 눈에 들어왔다. JSA 내 군사분계선 코앞에 자리 잡은 임시(Temporary)를 의미하는 'T'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파란색 건물 3개동이 서있었다.

왼쪽 첫 번째부터 T1, T2, T3 등으로 불린다. T1은 중립국감독위원회가, T2는 남북 장성급회담이, T3는 영관·위관급 장교 회담이 열리는 장소다.

기자를 안내하던 JSA 소속 인솔 병사는 "북한 측이 우리 측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동할 때는 목소리를 낮추고 대열을 유지해주십시오. 그리고 북쪽을 향해 절대 손짓을 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주의를 준다.

회담장을 둘러보는 동안 북한 측 통일각 계단 위에서 북한 병사가 쌍안경을 들고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 통일각 창문 반쯤 가려진 커튼 뒤에서도 북한군이 일행을 지켜봤다.
지난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됐던 중앙 회담장(T2)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군사분계선이 남쪽 창을 통해 보인다. 기자가 서 있는 땅이 북한지역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T2는 유일하게 북한 땅을 밟는 것이 허락된다.

협상테이블에는 유엔군사령부의 깃발이 나자막하게 올려져 있다. 유엔사 관계자는 "과거엔 깃발 높이를 두고 경쟁이 붙어 회담장 안으로 못 들여올 정도로 높아진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전협정이 올해로 환갑을 맞이했지만 오늘날 남북은 60년 전 협정체결 당시처럼 냉랭한 기싸움으로 일관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악화될수록 판문점내 긴장감 역시 한층 고조된다. 이런면에서 판문점은 남북 관계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최근 판문점에서는 개성공단 문제로 남측 자유의 집과 북측 통일각을 오가며 각각 회담이 열리기도 했지만 남북의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성과 없이 끝나기도 했다.

서로 신뢰를 쌓지 못한다면 이로 인해 한반도는 긴장이 반복 되고 또 그만큼 평화의 길도 험난할 것이다. 과거, 판문점이 남북 대치의 상징인 정전체제의 시발점이었지만 앞으로는 서로가 신뢰하는 평화체제의 시발점으로 기록될 날을 기대해본다. 

순정우 기자 chif@segye.com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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