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1군 데뷔 안태영 ‘신들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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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기서 홈런 등 4타수 4안타 … 연이틀 맹활약
프로 방출→헬스 트레이너→2군 거쳐 ‘인생역전’

먼 길을 돌고 돌아 10년이 걸렸다. 스물한 살의 어린 나이에 갈 곳을 잃어버렸던 한 야구 소년이 서른을 바라보는 2013년 인생역전 스토리를 써 가고 있다. 프로야구 넥센의 안태영(28·사진) 이야기다.

안태영에게 2013년 7월27일은 평생 잊을 수 없다. 꿈에서도 간절하게 그렸던 1군 타석에 처음 선 날이기 때문. 안태영은 데뷔 첫 날 안타는 물론 홈런과 타점, 볼넷까지 얻어냈다. 리그 최강 마무리 오승환(삼성)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고 안타를 뽑아냈다. ‘기적 같은 하루’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결국 경기는 삼성이 끝내기 안타로 6-5로 이겼지만 가장 주목 받은 이는 바로 안태영이었다. 안태영은 4타수 4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보다 더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이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성적이다. 안태영은 28일 경기에서도 2루타 1개를 포함해 3타수 2안타를 쳐내며 자신의 데뷔전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안태영의 야구 인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2004년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투수로 2차 7라운드(전체 52순위)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005년 타자로 전향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방출. 프로 재입단을 노렸지만 아무도 안태영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후 그는 헬스 트레이너에서 사회인야구 코치, 심판 등을 전전했다. 그렇게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간직한 채 6년이 흘렀을까. 2011년 12월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가 창단하면서 안태영의 야구 인생 제2막이 활짝 열렸다. 안태영은 트라이아웃을 통해 원더스에 입단했다. 김성근 감독의 혹독한 조련 아래 안태영의 잠재력은 만개했다. 지난해 원더스가 참가한 퓨처스리그 교류경기에 주로 4번 타자로 나선 안태영은 타율 0.333(132타수 44안타)에 5홈런, 28타점을 기록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내 프로 구단들이 안태영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2012년 8월 넥센은 안태영을 영입했다.

안태영은 올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퓨처스리그 65경기에서 안태영이 남긴 성적은 타율 0.320, 12홈런, 51타점. 특히 홈런은 남부리그 선두. 6년이나 야구를 쉬었던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퓨처스리그에서 맹활약을 이어가면서 안태영은 그렇게 고대했던 1군행 통보를 받았고, 데뷔전부터 사고를 쳤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라는 말이 이제는 안태영에게도 잘 어울린다. 안태영의 과제는 화려한 데뷔전의 잔상을 잊고 꾸준한 선수가 되는 것. 다른 구단들도 이제 안태영에 대한 분석에 들어가 단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게 뻔하다. 자연히 슬럼프도 찾아온다. 이런 과정은 안태영이 주축 선수가 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안태영의 성공은 지금도 고양 원더스에서 프로야구 선수가 되기 위해 매일 구슬땀을 흘리는 동료들의 희망이다. 안태영의 인생 역전 스토리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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